몇 년 전까지 매주 주말이면 어김없이 사진 찍으러 나갔습니다.
그렇다고 먼 곳을 가는 게 아니라 주로 부산에서 가까운 곳으로 당일치기로 다녀왔었습니다.
아무래도 멀리간다는게 조금은 부담이 있어서...... (아무래도 주말마다 가다 보니.....ㅜㅜ)
아무튼 그날도 기장 쪽으로 해서 쭉 돌아다녔었습니다.
여기저기 기웃기웃, 뭐 괜찮은 소재 없을까 하고 말이지요.
그렇게 돌아다니다, 조그만 해변을 만났습니다.
그리고 그곳엔 갈매기들이 앉아서 쉬고 있었습니다.
"오늘은 갈매기들과 함 놀아볼까?"
그렇게 마음속으로 말하면서 갈매기에게 다가갑니다.
다들 잘 아시다시피 갈매기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새들은 사람이 일정 거리 이상으로 접근하면 무조건 도망갑니다.
물론 우리 집 앞에서 놀고 있는 왜가리만 빼고 말이지요. ^^
그런 갈매기들을 촬영하는 방법은 카메라 뷰파인더로 갈매기를 보면서 한 걸음씩 다가가는 것입니다.
한걸음 전진하고 움직이나 보고 또 한걸음 전진하고 뷰파인더로 보고 셔터 누를준비를 합니다.
그렇게 계속 전진하다 보면 이 녀석들 어느 순간 갑자기 날아오릅니다.
그 순간이 사진에서 말하는 데드 포인트입니다. 데드 포인트라고 생각이 들 때 무조건 셔터를 누릅니다.
사진이 잘 나오든 안 나오든 그건 순전히 운일뿐이니까요.
갈매기들의 이륙 모습을 자세히 보면 비행기의 그것과 상당히 비슷합니다.
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려 이륙하듯이 갈매기들도 힘차게 달립니다.
그리고 어느 정도 속도가 확보되면 이륙합니다.
모래를 박차고 이륙하는 갈매기... 참 멋집니다.
그리고 사진 찍는 제가 좀 멀어졌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착륙합니다.
착륙하는 모습도 자세히 보면 비행기와 상당히 비슷합니다.
랜딩기어를 내리면서 천천히 활주로에 접근하는 비행기처럼, 갈매기들은 발을 앞으로 쭉 내밀면서 바닥으로 내려옵니다.
물론 갈매기 다리는 둥근 바퀴가 아니기 때문에 발이 땅이 닿는 순간부터 속도를 줄이면서 조금 달려준답니다.
그 순간 갈매기의 날개는 비행기가 착륙하자 마자하는 엔진 브레이크의 역할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.
오늘도 자의든 타의 든 간에 무사고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갈매기의 모습은 늠름합니다.
자기가 잘하고 또 잘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습니다.

'STORY > Photo story + Ω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사진촬영기법 - 저속셔터스피드로 표현할수 있는것들 (14) | 2021.11.06 |
---|---|
패닝(panning)기법 (10) | 2021.11.05 |
일몰 오메가 - 통영 달아공원 (18) | 2021.11.03 |
갈매기 착륙하다 (16) | 2021.11.02 |
눈썹달 (12) | 2021.10.30 |
댓글